전국 형사들에게 보내는 경찰청장 서한문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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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관리자 | 작성일 | 2010-12-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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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의 형사 여러분 ! 겨울의 수목들이 마지막 이파리 하나 남김없이 털어버린 채 꿋꿋한 자세로 한기를 이겨내고 있습니다. 裸木의 고행을 보고 있자면, 갖은 시련 속에서도 오로지 곧은 정신하나로 버티고 있는 우리 경찰의 모습을 보는 것 같아 저의 마음이 저려옵니다. 청장은 취임 이후, 가장 유능하고 헌신적인 우리 대한민국의 경찰관들이 보다 좋은 여건 속에서 근무에 매진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습니다. 특히 24시간, 365일 쉬지 않고 잠복근무, 탐문 수사 등 궂은 일을 마다않으면서도 수사에 필요한 전화비, 기름값 등이 제대로 뒷받침되지 못하는 잘못된 관행을 지켜보면서 늘 마음 아프게 생각해 왔기에 이번 2011년도 예산안 편성을 앞두고 이것만은 꼭 해결하리라 굳게 마음 먹었습니다. 사실 우리 경찰의 현실을 되돌아보면, 지난 2005년 이후 현재까지 범죄는 15.5% 증가하였고 물가는 13.5% 상승하였으나, 수사비는 그대로 동결되었습니다. 국민이 요구하는 수준의 수사서비스를 위해 우리는 할 수 없이 스스로 어려움을 감내해야 했습니다.그러면서도 불평 한번 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열악한 상황 속에서도 우리 경찰은 세계 어느나라보다도 평온한 치안상태를 유지해왔고, 여러분들의 뒷받침 하에 G20행사도 전 세계가 칭찬할 만큼 완벽하게 수행하였습니다. 이에 청장은 수사비 현실화를 위해서는 이번 국회가 절호의 기회라 생각했습니다. 그러기에 접촉 대상과 범위를 가리지 않고 관계자들을 만나 설득에 설득을 거듭하였습니다. 백방으로 뛰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여러분들의 고충을 다소나마 해소해 줄 수 있도록 사건수사비 60억, 수사차량 구입비 84억, 업무용 휴대폰 구입비 6억 등 150억을 증액하는 성과를 거두었습니다. 사실 수사비 현실화를 위해 당초 목표했던 예산은 230억 증액이었습니다. 거의 되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아쉽게도 북한의 연평도 만행 등 남북간의 긴장이 고조되는 현실에 직면하게되었고 국방비 증액으로 인한 불가피한 상황 변화로 이어지면서 목표는 달성하지 못하였습니다. 청장으로서 무척 아쉽게 생각합니다. 그러나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듯이 이번에 거둔 작은 성과는 지난 5년간 정체되어 있던 경찰 수사비 현실화에 작은 물꼬를 튼 것이라 생각합니다. 이 분위기를 이어 내년에는 더욱 더 박차를 가하겠습니다. 반드시 임기 내 여러분들의 어려운 현실을 개선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전국의 형사 여러분 ! 오늘의 성과가 경찰 수사비의 현실화에는 부족합니다만‘부족함’은‘없음’이 아니라‘가능성’이라 생각하기에 지금의 열악한 현실을 딛고 더 좋은 경찰을 만드는데 우리 모두가 동참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관심과 믿음이 필요합니다. 저부터 다시 시작하는 마음으로 새해를 맞이하겠습니다. 초심으로 돌아가 다시 뛰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사비를 들여가며 어렵게 일하지 않도록 제게 주어진 역할을 다 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의 신념과 열정에 감사드립니다. 더 좋은 경찰,더 안전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데 우리 함께 최선을 다해봅시다. 감사합니다. 2010년 12월 9일 경찰청장 조 현 오 拜上 |